달리는 도로 옆으로 수묵화가 펼쳐지는
여수
멋진 수묵화 같은 풍경에 차를 잠시 세워놓게 되는 여수. 밤바다와 케이블카, 다도해를 보며 마시는 커피, 그리고 맛있는 전라도 한 상 차림까지 낭만적인 여수입니다. 여수는 전라도 여행의 거점으로도 훌륭합니다. 남해쪽에서는 큰 도시라 인프라도 좋고, 1시간 남짓 거리에 구례, 보성까지 다녀오기 좋습니다. 설레는 전라도 여행의 중심지 여수를 소개합니다.
여수의 해안가를 따라 펼쳐지는 다도해입니다. 잔잔한 바다를 가르는 수상보트의 물보라가 시원합니다. 목적지 없이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여수를 즐기는 좋은 방법입니다. 운전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하다가고, 의외의 장소에서 예쁜 카페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벤트가 생길지 모르는 여수의 해안 드라이브죠.
모이핀은 여수에서 가장 핫한 카페입니다. 모이핀은 카페를 '탐험'한다는 느낌입니다. 굉장히 큰 건물안에서 다른 컨셉의 공간들이 펼쳐집니다. 바다뷰, 야외 테라스, 아지트 같은 지하, 자작나무 숲이 한 카페 안에 모두 모여있습니다. 카페 손님들을 보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느라 바쁩니다. 카페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모이핀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통통배와 소박한 어촌의 풍경입니다. 여수에서 어디론가 이동을 할 때에는, 최단거리 네비 안내를 따라가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해안도로로 조금 돌아가다보면, 예상치못한 아름다운 곳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풍경은 향일암으로 가는 길 위에서 만났습니다. 뒤로 보이는 작은 섬들이 마치 수묵화 같습니다.
향일암은 여수에서 꼭 가야할 곳 입니다. '해를 향하는 암자'라는 뜻으로, 시원한 남해바다가 펼쳐지는 곳입니다. 신라 선덕여왕 시대에 원효대사가 좌선을 한 곳 이기도 합니다. 향일암은 '기승전결'이 확실한 공간입니다. 암자로 가는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면, '눈, 귀, 입을 가린' 귀여운 부처님 조각상들이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일본에 있는 삼불원(三不猿, 세 가지를 하지 않는 원숭이)의 부처님 버전입니다. 삼불원 조각은 '사악한 것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는 격언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 곳부터는 신성한 장소이니, 속세의 사악한 것을 담고오지 말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비교적 편한 길을 지나고나면, 본격적으로 험한 길이 나옵니다. 거대한 돌 사이로 겨우겨우 통과해야하는 길도 나오죠. 마치 숨겨진 사원을 찾아가는 기분입니다. 점점 숨이차기 시작하고, 눈 앞의 돌과 나무를 헤짚으면서 올라갑니다. 그렇게 얼마간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신비로운 자태의 암자를 마주합니다. 암자의 배경이 되는 산에는 조각품 같은 돌무리가 있습니다. 기가막힌 위치선정 입니다. 거대한 돌무리 때문에 암자가 더 신비롭습니다.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 보면 향일암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집니다. 시원하게 펼쳐진 남해바다와 산위의 시원한 공기가 달콤합니다. 원효대사님이 왜 이곳에서 좌선을 했는지 절로 이해됩니다.
엑스포공원 주변으로는 좋은 호텔들과 펜션이 많습니다. 여수를 전라도 여행의 거점으로 하기 좋은 이유입니다. 인기 있는 곳으로 소노캄, 베네치아, 유탑마리나, 슈가브리움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여수 베네치아 호텔에서 묶었습니다. 호텔 바로 옆으로 엑스포공원과 아쿠아리움이 있고, 건너편에 소노캄 호텔 건물을 감상 할 수 있습니다. 오션뷰는 필수입니다. 커튼을 걷으면 발 아래로 남해바다가 펼쳐집니다.
여수 케이블카도 들러 갈 곳입니다. 바다와 하늘, 여수 엑스포와 낭만포차, 시내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일반, 크리스탈' 두 타입의 관람차가 운영됩니다. 크리스탈 관람차는 바닥이 투명합니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아찔한 경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운행시간은 오전 9:30 ~ 오후 9:30 까지입니다.
액티브한 경험을 원한다면 여수 루지 테마파크를 추천합니다. 킹콩과 티라노사우르가 싸우고 있는 루지 테마파크. 어린 아이들이야 당연히 좋아하고, 생각보다 어른들도 엄청 좋아합니다. 카트라이더 BGM을 틀어놓고 루지 경주를 하면 아주 신납니다. 어른들도 오랜만에 큰 소리로 웃으면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여수에 온 김에 구례 쌍산재도 들러갑니다. 여수에서는 1시간 남짓 걸립니다. 쌍산재는 '비밀정원' 같습니다. 쌍산재 안에는 작은 한옥들이 여러 채 있는데, 걸어서 2~3분 거리정도씩 떨어져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공간이지만, 각 한옥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것입니다. 각 한옥들은 오솔길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풀 숲에 숨어있는 다른 한옥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날은 비가왔습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와 젖은 풀과 흙냄새가 좋았습니다. 윤스테이에 나온 곳이기도 합니다. 카페는 아닙니다. 입장료가 있으며, 입장료를 내시면 커피 또는 차를 한 잔 내어주십니다.
구례를 떠나 보성 녹차밭으로 가는 길. 고흥에 있는 우주발사 전망대를 들러갑니다. '고흥에 왠 우주발사?'라고 하실 수 있지만, '나로호'를 고흥에서 발사했었습니다. 고흥 우주발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남열 해수욕장이 상당히 멋집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프라이빗 서핑비치 입니다.
보성 녹차밭은 '동화같다'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고요한 녹색의 차밭이 쭈욱 펼쳐져 있고, 나무들이 차밭을 감싸고 있습니다. 여러 영화와 CF 나온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평화로운 초록빛 세상에서 기분이 참 상쾌합니다. 제주에서도 차밭에 가보았지만, 보성 녹차밭의 동화같은 분위기는 따라갈 수 없습니다. 참고로, 보성 녹차밭은 전라도 여행 코스중 하나로 가시길 추천합니다. 단일 목적지로 여행하기엔 주변에 볼 거리가 적습니다.
수묵화가 도로 위에서 펼쳐집니다. 77번 국도 위의 풍경입니다. 고흥에서 출발하여 여수로 돌아오는 길은 반드시 77번 국도를 타고 돌아와야 합니다. 기분좋은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팔영대교부터 화양대교까지 총 5개의 다리를 건너는데, 다도해 드라이브 최고의 코스입니다. 노을이 지는 시간대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여행에서 음식을 절대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전라도는 워낙 맛으로 유명한 지역이라, 매번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4곳의 맛집을 다녀왔고, 서울회관 / 복산식당 / 삼학집 / 여수당 입니다. 4곳 모두 후회없을 맛집입니다.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려지는 전라도 상차림, 서울회관. 음식의 간이 아주 잘 맞아서 두 공기나 먹었습니다. 쌍산재 바로 옆이기 때문에 두 곳을 묶어서 가면 좋습 니다.
복산식당은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도 소개된 맛집입니다. 이곳에서는 메뉴판에 없는 숨겨진 메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새우살'입니다. 소 한마리에서 10분 정도만 나와서 굉장히 귀한 부위입니다. 등심을 시키면 새우살과 등심을 섞어서 주시는데, 접시 아래쪽에 마블링이 더 많고 진한 고기가 새우살입니다. 새우모양처럼 생겨서 새우살로 불립니다. 새우살이 동나면 등심만 나오는데, 등심도 정말 맛이 좋습니다. 여수시내에서 조금 떨어져있지만 꼭 가보길 추천합니다. 덕양시장으로 네비를 찍고가면 길찾기가 쉽습니다.
여수 시내 삼학집에서 서대회무침과 갈치구이를 먹을 수 있습니다. 매콤한 서대회무침과 짭쪼름한 갈치구이가 입맛을 돋웁니다. 아침식사로는 여수당에서 빵을 사먹어도 좋습니다. 피자바게트가 유명한 메뉴입니다.
통통배가 유유히 지나갑니다. 그림같은 풍경이 뒤로 펼쳐지구요. 여수를 한 장에 담으라고 하면 이 사진을 보여주겠습니다. 한적한 남해바다의 여유, 여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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